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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해변 사망자 16명 [종합]

박지혜 기자
2025-12-15 07:09:16
시드니 본다이 해변 총격 테러, 16명 사망…부자 용의자 신원 확인
유대인 행사장 겨냥 무차별 총격…12세 어린이 포함 16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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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해변 사망자 16명 (사진=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 45분경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의 아처 파크에서 열린 하누카(유대교 명절) 기념 행사 도중, 무장한 남성 2명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당시 행사에는 약 1천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경찰은 15일 용의자 2명이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로 확인됐으며, 제3의 용의자는 찾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50세 아버지는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고, 24세 아들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호주 ABC 방송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용의자 중 한 명의 이름이 나비드 아크람이며, 시드니 남서부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사살된 50세 아버지는 총기 면허 소지자로 6정의 총기를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현장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서 사제 폭탄을 발견해 폭발물 제거 요원을 투입했으며, 시드니 교외에 있는 아크람의 자택을 급습했다. 구체적인 신원과 직접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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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해변 사망자 16명 (사진=연합뉴스)

온라인에 퍼진 영상에는 총격 상황 속에서 한 시민이 용감하게 총격범을 제압하는 장면이 담겼다. 차량 뒤에 숨어 있던 남성이 큰 나무 아래에서 장총을 든 채 사격하던 총격범에게 뛰어들어 뒤에서 목을 감싸 안고 총기를 빼앗았다.

이 남성은 시드니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43세 아흐마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됐다. 그의 사촌은 현지 매체를 통해 “아흐마드가 팔과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리 위에 있던 공범이 그를 향해 총을 쐈기 때문이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진정한 영웅이며 그의 용감한 행동 덕분에 오늘 밤 많은 사람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용감한 무슬림 남성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그는 테러범 중 한 명이 무고한 유대인을 살해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고의로 겨냥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호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확산되는 암과 같다”며 “호주에서는 강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오늘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호주이맘전국위원회, 뉴사우스웨일스 이맘위원회, 호주무슬림연합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같은 폭력 행위와 범죄는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며 “책임자들은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시드니대한민국총영사관은 “NSW 주 경찰이 용의자들을 제압하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으나, 사건 수사 및 감식을 위해 본다이 비치 및 캠벨 퍼레이드 일대를 전면 폐쇄했다”며 시드니 체류 한국인에게 “추가적인 위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해당 지역 방문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당분간 종교 시설, 쇼핑몰, 관광지 등 불특정 다수가 운집하는 장소 방문 시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특히 유대인 관련 종교행사나 문화행사 참석을 삼가달라”고 알렸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